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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저기에 별이 있으매

CoC 시나리오

《저기에 별이 있으매》

There's a star over there

저기에 별이 있으매.png
3.56MB

자체 제작한 세션카드입니다. 수정/배포 외 자유롭게 사용 가능합니다.

 

 

 

배경: 기술이 발전된 2020년대, 정체불명의 탐사기지
추천 기능: 관찰력, 지능
플레이어 난이도:  下 
키퍼 난이도:  下 
로스트 가능성: 有 
예상 시간:  RP에 따라 유동적
추천 관계: KPC와 PC 모두 우주 탐사대원들입니다. 
관계를 명확히 상정하진 않았습니다. 개변만 따라준다면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살아있는 사람들만이 저 별로 나아갈 수 있다

 

 

 

 

 

▒ 개요


어느 날의 일이었습니다. 지구가 온통 검은 막에 휩싸인 것은. 태양도, 달도 보이지 않는 하늘엔 당연히 별 또한 모습을 감춘 지 오래입니다. 다행인 점은 그간 탐사자 당신의 노고로 우리는 태양이 없어도, 달이 없어도 버틸 수 있는 기계 문명을 앞세워 생활하는 데 크게 불편한 점이 없다는 사실일 겁니다.

다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더이상 누릴 수 없는 것을 되찾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은 검은 막 너머의 세상을 조사하는 임무를 하달 받습니다. 검은 막 너머에서 블랙홀과 조우하게 될지도 모르고요. 게다가 오래 전 탐사 작전 중 실종되어버린 KPC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가 내민 것은 반가움의 악수가 아닌 서늘한 총구였지만요.

 

당신의 작전은 지구로의 무사 귀환.

 

탐사자, 우리는 무사히 돌아가게 될 겁니다.

반드시 살아있는 사람만이 저 별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 안내 및 주의사항


0. 해당 시나리오는 COC 1:1 (KPC:PC) 타이만 레일로드형 시나리오입니다. 시나리오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 자유로운 개변 / 창조 엔딩 등을 허용합니다.

1. 해당 시나리오는 아래 모든 상황을 금지합니다.

① 해당 시나리오를 과도하게 포장하는 행위 

② 모든 스포일러 / 공개 계정에서의 스포일러 언급

③ 세션카드 커미션 제외, 해당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금전이 오가는 행위 (예시: 키퍼링 커미션) 

지인에게 작은 성의 표시(기프티콘) 가능

④ 룰북 미소지 키퍼링

⑤ 시나리오 본문 무단 전재, 개변한 시나리오 재배포 등

2. 세션카드 커미션을 허용합니다. 라이터의 닉네임 낙원의 개 (@dog0fdeath)를 반드시 기입해야 하며 개요에 드러나는 대사와 문구 외 시나리오에 있는 대사, 문구 기입을 금합니다.

3. 크툴루의 부름 7판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신화생물 및 주문을 자체적으로 해석하거나 변용, 창작한 부분이 있습니다. 불편을 느끼신다면 플레이를 재고해주세요.

4. 시나리오 비하 발언에 대한 제보 받지 않습니다.

5. 약칭은 저별매로 부탁드립니다.

6. 해당 시나리오는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 의 후속 시나리오로 KPC와 탐사자가 동일합니다. 해당 시나리오는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의 END.4와 END.5 엔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아래부터 시나리오의 진상을 포함 스포일러가 기입되어 있습니다. 키퍼링 예정이 있으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 진상


탐사자가 잊고 있던 것

 

치직…… 아아, 치직, 치지직……
 여기는, 실루엣 2호. ……치직, 보고한다. 

생존자 KPC를 데리고, 무사 귀환

다시 한 번…… 보고한다.

생존자 KPC를 데리고 무사 귀환

 

 

탐사자가 잊고 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블랙홀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주 예전의 일입니다. KPC가 타고 있던 실루엣 1호는 순조롭게 우주를 탐사했습니다. 반짝이는 별들과 자신들이 등을 진 지구의 불빛들…… 그러나 거대한 블랙홀에 선체와 탐사대원 전체가 빨려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블랙홀 안에서 그들은 곧바로 알아챕니다. 지구인들이, 그리고 당신이, 그렇게 우리가 블랙홀이라고 여겼던 것은 어딘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요. 그것은 다올로스의 구멍이었습니다.

 

다올로스의 구멍과 탐사자에 관한 설명은 이미 연구 결과가 존재합니다. 해당 연구 결과, 진상 파트를 참고합니다. 당시에 이야기와 이어지는 스토리이므로 해당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 비공개 파트를 숙지하시길 바랍니다.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 : 포스타입 포스트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CoC 시나리오 Because there's space there 자체 제작한 세션카드입니다. 수정/배포 외 자유롭게 사용 가능합니다. 반드시 살아있는 사람들만이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 ▒ 개요

trpg10.postype.com

하지만 우리는 KPC가 보낸 신호를 감지하고 PC는 그를 구해내는 데 성공까지 했던 일이 있습니다. 문제는 KPC가 다올로스의 구멍 안에서 인간과 가장 흡사한 안드로이드가 되었다는 점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PC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PC는 안드로이드인 KPC를 사람으로 여기며 생명으로 여기고 우리와 다름없는 존재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함께 지구로 돌아와 많은 과학 발전을 이뤄내게 하였으며 과학과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보여주는 사회까지 만들어냅니다. 이 지구의 숱한 과학의 발전을 PC 혼자 이뤄냈다니, 그것은 가당치 않은 말입니다. 물론 지구 바깥을 뒤덮은 검은막이 존재하기 이전의 이야기입니다.

 

 

검은 안개 발생기와 H-492 지구

 

중요한 것은 이것이죠. 왜 이 모든 일을 PC가 잊고 말았는가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해야만 합니다. 우주에는 수없이 많은 지구가 존재한다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그것을 흔히 평행 우주라고 일컫습니다. 어떤 지구에서의 행동과 모든 결정들은 다른 지구의 나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나비효과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만큼 우리의 발걸음 하나하나는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죠. PC와 KPC가 살고 있는 지구는 KPC의 도움으로 이미 다올로스의 구멍이 점점 팽창하는 것을 막은 적이 있습니다. 우주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곤 하는 다올로스의 구멍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아닌 또 다른 행성, H-492 지구와 이름 붙이지 않은 수많은 지구로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은하계의 모든 지구들은 한 가지 수를 두게 됩니다. 다올로스의 구멍이 모든 것을 기계화 시킨다는 점을 착안해, 검은 안개로 이뤄진 자석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둥글게 감싸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모든 다올로스의 구멍이 지구로 향하게끔 만들어낸 것이죠. 지구 하나의 희생으로 은하계의 수많은 행성과 H-492 지구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광대한 검은 막이며 지구의 우리가 태양과 달과 별 같은 우주를 볼 수 없는 이유가 됩니다. 또한, 이 흑색 너머의 세상을 읽어내기 위해 우주로 파견된 PC와 KPC가 또다시 다올로스의 구멍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사라진 기억과 H-KPC

 

그래요, 애초에 이 우주에서 당신의 곁을 지킨 건 KPC였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 세상에는 수많은 지구, 수많은 행성들이 존재합니다. PC가 마주한, 이 권총을 겨눈 KPC는 H-492에서 파견된 또다른 KPC입니다. (편의상 H-KPC로 표기합니다.) 그가 살고 있는 행성에서는 정지의 입방체라는 작은 기계약을 발견해냅니다. 이 약은 체내에 들어가 위장벽에 달라붙는 것이 특징으로 다올로스 자체가 인간을 기계로 인식하게끔 만듭니다. 그러나 인간의 기계화를 최대한 늦추는 약이나 완벽한 예방약은 될 수 없다는 게 특징입니다. H-KPC의 임무는 아주 여러 개가 있지만요, 이 정지의 입방체의 재료를 다올로스의 구멍 안에서 수거해 H-492에 보내고 다올로스의 구멍들이 자석처럼 들러붙는 지구의 동태, 검은 안개 발생기를 살피는 것에 있습니다. 함께 했던 동료들은 정지의 입방체에 의해 기계화 되는 것은 늦출 수는 있었으나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H-KPC에게 정지의 입방체는 아주 잘 들었습니다. 아주 느리게 기계화가 진행되고 있었고 어쩌면 여든 살, 혹은 죽은 뒤에야 기계화가 모두 진행될지도 몰랐죠. 정지의 입방체가 아주 잘 들었던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므로, H-KPC만이 이곳에 홀로 남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갑작스레 발사된 우주선과 그 안에 든 KPC, PC를 보기 이전에 일이지만요.

H-KPC는 잠시 당황했지만 지구를 제외한 행성들의 작전을 들키지 않기 위해 몸싸움을 감행합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PC의 이성 상실과 단기 기억 상실을 불러들입니다. PC의 기억은 아주 잠시, 진짜(진짜와 가짜를 논하는 것도 이 평행 우주의 세계에서는 어딘가 말이 되지 않는 지점이 있지만요) KPC를 잃었을 때로 돌아가고야 만 것입니다.

 

 

그러나

 

H-KPC는 PC를 소중한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평행 우주의 수많은 PC들은 모두 다올로스의 구멍 때문에 기계화된 지 오래이며 정지의 입방체는 영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PC만은 이 약효가 든 인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지구에서 그들의 사이가 유별났든 그렇지 않았든 간에, H-KPC는 홀로 이 광활한 우주에 남아있던 와중 대화가 가능한 '인간'인 PC가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H-KPC는 기계를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기계화와 다올로스의 구멍,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고 있는 천재이기도 합니다. 그의 머릿속에서 기계는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 버려지는 물건에 지나지 않으므로 H-KPC는 다올로스의 구멍에 터를 잡고 있는 이 탐사기지 지하 관리실에 KPC를 충전용 배터리로 전락시키고 당신과 H-492로 떠날 것을 다짐합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H-492측에서 귀환 명령을 내리게 되었거든요.

 

 

이야기의 시작 전, 안내사항

해당 시나리오는 구조상 초중반에 탐사자가 잃어버린 기억인 1차 진상,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의 경험을 떠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야기의 흐름을 책임지는 주요 진상이 아니므로 탐사자가 일찍 진상을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시나리오의 진상은 H-KPC의 정체와 검은 안개 발생기, 진짜 KPC는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서이므로 이 부분을 중점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가져가기만 한다면 충분합니다. 모두 함께 마음껏, 우주를 유영하시기 바랍니다. 

 

 

 

 

 

▒ 시나리오


키퍼링 안내 / 다이스 / RP

 

ㅡ 0. 도입 ㅡ

♪ A Lowly Shoe Salesman


치, 치직…… 이번에도 우주 탐사 임무를 맡았습니다. 우주에 공포를 느끼진 않나요?


누군가의 질문이 들려옵니다. 당신의 기억대로라면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KPC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실루엣 1호를 타고 우주 탐사를 떠났던 KPC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생존 신호를 감지해 실루엣 2호를 발사시켰으나 당신은 KPC의 흔적을 찾지도 못하고 우주에서 귀환해야만 했습니다. 우주는 광활하고 그만큼 두려웠으며 오직 넘쳐나는 암흑만이 당신의 숨을 조여올 뿐이었습니다.
천재에 가까운 우주 탐사대원 KPC의 실종은 사람들에게 점차 잊혀졌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능한 천재는 그렇게 사라지고 사람들은 그 외로운 우주에서 무사히 귀환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당신을 천재로 취급했습니다.


……검은 막의 존재는 가히 공포스럽습니다. 우리에게 태양을 앗아가고, 달을 앗아가고, 또 별을 앗아갔죠.

 

어느 날 갑자기 검은 막이 지구를 감싸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서는 더 이상 태양도, 달도, 별도 볼 수 없었고 그에 대한 조사를 위해 당신은 다시 한 번 우주로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요, 반드시 살아있는 사람들만이 저 별로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야욕 때문이었나요? 인류를 구하는 영웅이 되고 싶었나요? 어쩌면 살아있을지도 모를 KPC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을까요? 다만 중요한 것은……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죠?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제는 일어나야 할 겁니다 탐사자. 아주 오랜 시간 눈을 감고 있었거든요.

▶ 이 기억은 모두 외곡됐습니다. 탐사자는 몇 년 전, 우주에서 KPC를 구해냈습니다. 비록 그는 다올로스의 구멍 안에서 안드로이드가 되었으나 그것은 중요치 않았습니다.

 

 

 

 


ㅡ 1. 재회 ㅡ

Atmospheric Ignition

당신이 깨어난 곳은 수면 캡슐 안입니다. 분명히 검은 막을 지나 블랙홀에 휘말렸던 기억만은 선명합니다. 그 블랙홀 안에서 누군가를 마주한 것까지도요. 하지만 그외의 기억은 희미합니다. 아주 짧은 꿈을 꾼 사실만 남아있네요. 

 

지능 판정

성공
 팔뚝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남아있는 서늘한 느낌. 누군가가 당신의 팔을 붙잡고 수면 캡슐 안으로 밀어넣었던 기억만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탕, 총소리가 이어집니다. 고개를 아무리 휘저어도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기억입니다. 이 기억 속 상대방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아도요. 


실패 팔뚝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남아있는 서늘한 느낌. 누군가가 당신의 팔을 붙잡고…… 탕, 그리고 이어지는 총소리까지. 드문드문 남은 기억이 어떤 기억인지 쉽사리 알 수 없습니다. 

▶ 몸싸움을 벌인 것은 KPC와 H-KPC입니다. KPC는 탐사자를 구해내기 위해 수면 캡슐 안으로 탐사자를 밀어넣고 그 충격으로 머리를 부딪힌 탐사자는 이성치를 잃음과 동시에 일부 기억의 혼란을 가져오는 기억상실을 겪습니다.

온몸이 뻐근하고 뒤통수가 얼얼합니다. 그제야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깁니다. 탐사선 안은 그저 고요할 뿐입니다.

그때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관자놀이에 서늘한 감촉이 달라붙습니다. 시선을 옮기면……

 

다름 아닌,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KPC가 있습니다.

KPC요? 정말 KPC라고요? 우주 탐사 중 실종되었던 KPC가 정말로 당신의 눈앞에 나타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왜 당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걸까요? (SANc 0/1)

 

▶ 해당 부분에 등장하는 KPC는 H-KPC입니다.

 

 

관찰력 판정

성공
 KPC입니다. 왜인지 알 수 없게 어색한 기운을 풍기고 있으나 당신이 알고 있는 KPC가 분명합니다. 당신은 한 가지를 떠올립니다. 바로 그가 우주로 가기 전에 찍었던 영상 중 일부입니다. 

좋아요, 이번 질문은 치지직… KPC 대원님에게 드릴게요. 왜 우주로 가시나요?

누군가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산악인에게 치지직…… 왜 에베레스트의 정상으로 가느냐는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죠. 치직…… 산악인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치지지직…… 그곳에 산이 있기에.

그래서 우리는 갑니다, 그곳에 우주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가 왜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실패 KPC입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KPC가 분명합니다. 당신은 한 가지를 떠올립니다. 바로 그가 우주로 가기 전에 찍었던 영상 중 일부입니다. 

좋아요, 이번 질문은 치지직… KPC 대원님에게 드릴게요. 왜 우주로 가시나요?


누군가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산악인에게 치지직…… 왜 에베레스트의 정상으로 가느냐는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죠. 치직…… 산악인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치지지직…… 그곳에 산이 있기에.

그래서 우리는 갑니다, 그곳에 우주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가 왜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성공시 탐사자가 어색한 기운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무의식 중에 탐사자가 기억하는 KPC는 안드로이드가 된 KPC이므로, 사람인 H-KPC에게는 어색함을 느낄 수밖에 없죠. 1부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를 기억하는 탐사자가 은근슬쩍 KPC가 안드로이드인지 확인하는 수를 써볼 수도 있으나 그럴 때엔 대체 무엇을 확인하는 거냐는 지문을 출력합니다. 이곳엔 평범한 우주 탐사대원 두 명뿐이라는 쓴소리를 해주어도 괜찮습니다.

 

 

이봐 탐사자, 왜 지구에서 이곳으로 왔는지를 밝혀요.

 

 

총구를 겨눈 KPC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탐사자가 검은 막을 조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이야기를 하면 H-KPC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지구에서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이야기 하네요. KPC는 당신의 관자놀이에 가져다 댔던 총구를 거두고서 기억나는 게 더는 없냐고 묻습니다.

▶ H-KPC의 경우 탐사자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평행우주 속 존재들과 조우해왔으므로 지구에도 또다른 탐사자가 있을 것이라고 이미 예상한 뒤입니다. 탐사자가 무슨 기억인지 묻는다면 H-KPC는 아무렇지 않게 탐사자가 블랙홀에 휘말려 억지로 이곳에 도킹을 시도했던 기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는 거짓말로, H-KPC는 진짜 KPC가 어디 있는지와 그와 함께 몸싸움을 벌인 어제의 일을 숨기고 있습니다.

 

아주 오랜만의 재회입니다. 그에게 묻고 싶은 것은 없나요? 그 긴 시간 동안 외롭지는 않았냐는 말이나 이 우주에 왜 당신이 홀로 남아있어야 했는지, 혹은 왜 지금 이 서늘한 총구를 당신의 관자놀이에 가져다 댔어야만 하는지 같은 것들을 물을 수도 있을 겁니다. 

 

 

♪ Michael Nyman - Further And Further

 

질문과 답 예시

Q. 정말 KPC인가?
A. 그렇다. 그렇다면 가짜 KPC도 있는가?

Q. 어떻게 살아있는가?
A. 살아있다니? 죽을 이유는 또 무엇인가. 우리의 과학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달했고 인간을 구하는 데에는 도가 텄다. 

Q.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 그동안 어떻게 돼있던 것인가?
A. 지금은 블랙홀에 집어삼켜진 상태다. 인간을 살리는 기술의 발전이 있으므로 심각할 필요는 없지만. 나는 이 블랙홀 안에서 탐사기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 안에서 검은 막과 지구를, 블랙홀을 살펴본다. 보아하니 지구에서는 나의 존재와 이 탐사기지에 대해 비밀을 지키고 있는 듯하다. 나는 비밀 임무로 이곳에 남아서 지구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 이때 H-KPC의 말은 모두 거짓입니다. H-KPC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습니다. 지구 출신이라는 거짓말을 해야 함과 동시에 그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보기 좋게 꾸며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탐사자가 관찰력이나 심리학 판정을 시도할 수 있으며 극단적 성공 이상일 경우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있는 듯하다는 지문을 출력합니다.

Q. 왜 총구를 겨눴는가?
A. 지구에서 어떤 예고도 없이 당신을 내게 보냈다. 의아함을 느껴 벌인 일일 뿐 정말로 쏠 생각 같은 건 없었다. 만일에 만일까지 대비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 아닌가?
▶ 이 역시 거짓말입니다. H-KPC는 지구에서 자신의 정체가 들켰고 KPC와 탐사자가 자신을 처리하기 위해 왔다고 믿습니다.

Q. 블랙홀에 대해 설명해달라.
A. 우주에서는 블랙홀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블랙홀은 살아있는 '생명'으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집어삼켜 기계화 시키고 있다. 5개월에 한 번씩 구멍이 열고 닫히는데 이 역시 탐사기지를 건설한 덕분에 계속해서 구멍이 열린 상태를 유지 중이다. 또한 기계화에 대해 나는 이곳에서 최고의 발명품을 손에 넣었다.
▶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를 통해 이미 한 번 겪은 적이 있는 진상이므로 이성 체크를 하지 않습니다.

Q. 발명품에 대해 설명해달라.
A, <정지의 입방체>다. 정지의 입방체는 기계화를 늦춰주는 기계약이다. 확률에 의해서긴 하나 이것을 먹으면 기계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약효가 드는 사람도 있고 들지 않는 사람도 있으나 당신이 잠든 사이 내가 당신에게 이것을 먹였고 아직 기계화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약이 잘 드는 듯 보인다.

 

어찌 되었든 큰일은 아니다 이거네요. 방금의 행동은 당신이 이해해줘요.

내일 중으로 검은 막을 둘러볼 수 있게 도와줄게요. 영 심심하다면 기지를 둘러봐도 좋아요.

 

 

 

KPC의 말에 막 발걸음을 옮기던 때입니다.

관찰력 판정

성공
 어딘가 어색한 기운이 감돕니다. 그러니까, 잠에서 깨어날 때가 되면 항상 작동하던 라이프워치가 잠잠합니다. 라이프워치를 확인해보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화면에 불조차 들어오지 않네요. 어딘가에 부딪힌 흔적 같은 것이 남아있습니다.



실패   어딘가 어색한 기운이 감돕니다. 그러니까, 잠에서 깨어날 때가 되면 항상 작동하던 라이프워치가 잠잠합니다. 라이프워치를 확인해보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화면에 불조차 들어오지 않네요.

 

옆에 있던 KPC가 당신의 라이프워치를 살펴보더니 아무래도 고장이 난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라이프워치에 대해서 잊은 건 아니겠죠 탐사자? 그래요, 생명이라는 것을 감지해 우주선이나 공간의 환경 조성, 암호 해제나 기타 등등의 기능을 갖고 있는 시계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고장이 났으니 아무래도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KPC의 손목에서 깜빡이는 불빛을 바라보면 그의 것은 작동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탐사자 당신의 것만 작동이 되지 않는 듯하네요. KPC에게 수리를 요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당신이 기억하기로 천재니까요.

▶ H-KPC는 평행 우주에서 인간이므로 라이프워치는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워치의 수리를 맡기느냐 맡기지 않느냐에 따라 엔딩이나 진상 등에 대한 정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자율적으로 맡겨주시면 됩니다. 

 

 

나는 여기서 내일 검은 막을 조사하기 위한 준비를 할게요. 

그런데,

 

 

KPC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걸립니다. 그가 약간은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기도 하네요.

 

 

지구는 좀 어때요?

 

 

그 미소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주처럼 의문스럽기만 합니다. 당신은 검은 막에 둘러싸인 지구와 과학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겁니다.

▶KPC는 지구에 대해 이야기하며 역시 자유롭게 RP해주시면 됩니다. 탐사자가 떠나왔던 시점 지구에 대해 KPC가 물어도 좋습니다. 역으로 탐사자가 이곳에서의 생활에 대해 물었을 경우 아무렇지 않게 반응합니다. 자유로운 RP이 끝났을 경우 자연스럽게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ㅡ 2. Can you hear me Major Tom? ㅡ

♪ TWO LANES - Transcend (Piano Version)

밝은 기지의 복도를 거닐다 보면 중앙에 넓은 관리실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정면에 창문은 암막 커튼이라도 씌운 것처럼 어둡습니다. 캐비닛 한 개와 조종판 위에 놓인 종이 파일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창문

창문 밖은 어두컴컴하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이 안이 모두 블랙홀이기 때문일까요?

관찰력 판정

성공
 당신은 한 가지 사실을 알아챕니다. 창문 밖이 어두운 것이 아니라, 창문 안쪽이 어둡다는 사실을요. 확실히 검은 셔터가 창문을 뒤덮고 있습니다. 마치 무엇인가를 가리기 위한 것처럼…… 빛이라고는 하나 볼 수 없는 풍경으로 당신의 흐릿한 그림자만이 비추고 있습니다.

▶ 조종판의 어떤 것을 누르고 작동시켜 보려고 해도 해당 창문 셔터를 열 수는 없습니다. 

실패 그저 까맣기만 한 창문입니다. 빛이라고는 하나 볼 수 없는 풍경으로 당신의 흐릿한 그림자만이 비추고 있습니다. 블랙홀 안은 이토록 어둡군요. 

 

  • 캐비닛

캐비닛 문을 열려고 할 때였습니다. 희미하게... 캐비닛 안쪽에서부터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떤 노래 같은……

캐비닛을 열면 거대한 방송장비를 연상 시키는 기계가 들어있습니다. 캐비닛의 문이 아니라 장비를 여닫는 문이었군요.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 몇 개와 주파수를 조절할 수 있는 툭 튀어나온 버튼이 눈에 띕니다. 카세트나 CD를 넣을 수 있는 칸이 구비된 것을 보면 한참 옛날의 모델이네요.

 

- 음량을 크게 조절할 경우

당신이 음량을 조절함에 따라 어떤 노랫소리가 점차 크게 들립니다.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ar me, Major Tom?

 

▶ 해당 노래는 David Bowie 의 Space Oddity 가사를 인용했습니다.

지능 판정

성공
 아, 익숙한 노래입니다. 그러니까 언젠가 꾸준히 들어본 적이 있는 노래입니다. 실루엣 2호를 함께 탔던 탐사대원 중 한 명이 흥얼거리며 자주 불렀던 노래였죠.  (SANc 0/1)

잠깐, 이것은 어떤 기억인가요? 당신의 기억이 맞기는 한 건가요? 함께 탔던 탐사대원 중 한 명은 또 누구고요? KPC를 구하기 위해 탔던 실루엣 2호에는 오직 당신뿐이었습니다. 


실패 아, 익숙한 노래입니다. 그러니까 언젠가 꾸준히 들어본 적이 있는 노래인 것만 같은……

 

 

-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출 경우 

당신의 모국어로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아주 희미하게 들리긴 하지만 듣지 못할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검은 막을 조사하기 위해 발사된 치직, 치지직…… 블랙홀에 빨려…… 치직,

신호 감지가 불가한 것…… 칙직, 알려졌습니다.

 

언뜻 들어보기엔 당신이 주인공인 뉴스의 일부인 듯합니다. 대강의 유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검은 막, 블랙홀 같은 것은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구와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죠.

 

지능 판정

성공
 당신의 머릿 속에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는 생각 하나가 있습니다. 신호 감지의 불가요? 분명 지구에서 H-KPC를 보내 이 블랙홀에 탐사기지를 마련했다고 했는데요? H-KPC가 이르기를 이 모든 작전은 극비리에 진행된 된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요. 이것은 전인류를 속이는 지구인들의 사기극인가요? 그렇다면 거짓된 쪽은 어느 쪽인 거죠? 당신은 영원히 그 작전의 비밀에 가담해야 하기에 돌아갈 수 없는 걸까요?



실패 당신의 머릿 속에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는 생각 하나가 있습니다. 신호 감지의 불가요? 분명 지구에서 H-KPC를 보내 이 블랙홀에 탐사기지를 마련했다고 했는데요? H-KPC가 이르기를 이 모든 작전은 극비리에 진행된 된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요. 

 

당신이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주파수를 맞춘 라디오에서 또 한 번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성공
 함께 탔던 치직, ……의 신호 감지 또한 ……치지직, 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검은 막 칙, 뒤의 우주는 ……치지직, 치직,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SANc 0/1) 당신은 한 가지 키워드에 신경이 쏠리는 것을 깨닫습니다. 바로 함께, 라는 단어입니다. 당신은 단 한 번도 누군가와 함께 이 우주를 탐험한 적이 없습니다. KPC를 찾기 위해서도, 이 검은 막을 조사하기 위해서도 언제나 이 거대한 우주의 흐름 안에서 당신은 혼자였습니다. 아주 고독하게도.



실패 …… 치지직, 치직, ……의 신호 감지 또한 ……치지직, 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검은 막 칙, 뒤의 우주는 ……치지직, 치직,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 종이 파일

종이 파일 겉면에 적힌 것은 영어와 숫자입니다. H-492 안개 프로젝트. 국가 기밀이 맞았던 모양인지 당신이 이 표지를 보고 기억나는 것이나 떠오르는 것은 없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면 몇몇 개에 X표시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사진과 이름이 있군요.

 

<no. xx8> Nam Ok (남옥)
국적: 한국
나이: 29세
물리학자

 

Nam Ok. 오, 그래요. 자주 노래를 흥얼거리던 멤버 중 하나였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를 당신과 함께 탐사선을 탔을 때도 자주 흥얼거렸습니다. 잠깐만요, 정말 이게 맞는 기억인가요? 

지능 판정

성공 & 실패
 (SANc 0/1)  그렇습니다. 이것만은 분명합니다. 당신은 언젠가,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에 우주 탐사선을 타고 사라져버린 KPC를 찾아오기 위해 몇몇의 탐사대원들과 탐사선에 올라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것이 이제야 기억이 났을까요?

 

 

탐사자, 뭘 하고 있어요?

 


당신이 막 조사를 끝낼 무렵입니다. H-KPC가 당신에게 질문하는군요. H-KPC는 복도 끝으로 쭉 가서 이어지는 작은 방이 당신이 쉴 수 있는 방이라는 것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H-KPC의 시선이 당신이 봤던 종이 파일에 가닿습니다. 희미한 미소를 그가 짓습니다. 어딘가 쓸쓸해 보이기도 한 미소네요.

▶ 이 부분에서 탐사자의 라이프워치를 전달 받을 수 있게 해주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라이프워치로 유의미한 행동을 할 수는 없음을 안내해주세요. 

 

 

 Nam Ok은 나의 동료였어요. 유능하고 멋진 친구였죠.

 

 

잠시만요, 당신은 당신의 기억과 무언가가 어긋나 있음을 깨닫습니다. Nam Ok이 H-KPC의 동료였다고요? 하지만 그는 당신의 동료였습니다. KPC가 떠나고 나서였죠.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연이어 Nam Ok에 대해 묻더라도, 서로의 기억은 분명해지지 않을 듯한 기분이 앞섭니다. 아무래도 마련한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막 당신이 나와 밝은 복도를 거닐 때였습니다. 방으로 가는 도중 멀리서부터 다시금 노래가 들려옵니다. And there's nothing I can do……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노래와 목소리는 당신이 기억하는 그대로인 것만 같고, 신경질적으로 쾅, 문을 닫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듣기 판정

성공
 이제 그만 좀 해요. 언제까지 인간 흉내를 낼 셈이에요? 목소리의 주인은 당연히 H-KPC인 듯합니다. 대체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고 왜 화를 내고 있는 걸까요? 이어서 당신의 반대편으로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분위기 상 돌아가기는 곤란할 것 같네요. 



실패 H-KPC가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으며 화내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대체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고 왜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어서 당신의 반대편으로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분위기 상 돌아가기는 곤란할 듯하네요. 

 

복도가 길게 이어집니다. 불빛은 있지만 창밖은 그저 어두컴컴할 뿐입니다. 읽을 수 없는 사위와 진실이 도처에 가득한 곳이 바로 우주죠. 당신은 문득 눈앞에 놓인 이 우주도, 본인도 알 수 없어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떠나오기 전, 무섭지 않느냐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한 번 더 들리는 듯합니다. 저기에 별이 있으니 나아가야 한다던 당신의 대답이 어딘지 우습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알 수 없는 것이 이렇게 많은데도, 당신은 너무 확언했던 것이 아닐까요?

 

그런 생각으로 길을 걷다 보면 끝에 불이 켜진 방 하나가 보입니다. H-KPC가 당신을 위해 마련한 방인 모양입니다. 꺾여지는 코너 쪽엔 계단이 있으나 셔터로 가로막혀 더 나아갈 수 없는 구조입니다.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듯하네요. 셔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패드 하나가 달려있습니다. 어떤 번호를 눌러도 문이 열리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방에서 머무르며 쉬는 게 좋겠습니다, 탐사자. 

 

▶ 계단은 KPC와 탐사자가 타고 있던 우주선과 연결된 통로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부상을 당한 안드로이드인 KPC가 존재합니다. 해당 패드 번호는 H-KPC의 관리자 코드를 입력해야만 합니다. 해당 단서는 자연스럽게 얻게 되므로 탐사자가 계속해서 패드에 집착할 경우 현재로서는 들어갈 수 없다는 말로 방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ㅡ 3. 우리는 모두 이 우주의 유랑민 ㅡ

♪ Stella's Departure

 

 

탐사자, 언제까지 자고 있을 생각이에요?

 

 

희미하게 눈을 뜨면 보이는 천장이 있습니다. H-KPC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군요. 이 우주는 검은 막이 둘러쳐진 지구와 흡사합니다. 내리쬐는 햇살이 없기 때문에 걷을 커튼도 존재하지 않죠. 눈을 몇 번 비비면, H-KPC의 얼굴이 더욱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모르는 사이 잠에 빠졌던 듯합니다. H-KPC는 식사를 해야 한다며 당신에게 어서 채비를 하라고 일릅니다. 적당히 준비가 됐으면 식당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식당은 한산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은 H-KPC와 당신뿐이니까요. H-KPC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시간을 홀로, 이곳에서 감내해야 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H-KPC의 얼굴에는 은은한 평온이 깃들어 있는 듯합니다. 당신과 눈을 마주친 그가 어색한 듯 웃습니다.

 

아, 그러니까 말이죠.

사람과 이렇게 마주 앉아 식사를 해본 적이 오랜만이라서요.

 

 

당신도 알고 있지 않나요? 홀로 남아 밥을 먹고 라디오를 듣고 무언가를 끊임 없이 기록하거나 공부하면서…… 내 옆이 우주에 난 구멍처럼 뻥 뚫린 듯한 기분. 멀리서 보기엔 작은 구멍일지라도, 가까이 다가가면 속이 훤히 보일 정도로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그 기분을, H-KPC는 하염없이 느껴왔을지 모릅니다. 당신이 지구에서 그 기분을 느꼈듯이요.

그가 식탁 위에 마련된 버튼을 하나 누르자 식탁이 좌우로 갈라지며 음식들이 올라옵니다. 옥수수빵과 인스턴트 커피, 팩으로 포장된 채소절임과 감자조림 통조림이 있습니다. 정확히 H-KPC와 나눠먹을 수 있을 만큼의 양입니다.

▶RP가 가능합니다. 복도 끝에 위치한 계단에 대한 질문이나 라디오에 대한 질문을 탐사자가 할 수 있을 겁니다. 복도 끝에 위치한 계단의 경우 잡다한 물품들을 정리해두는 창고라는 등의 거짓말이 가능합니다. 라디오에 화를 냈던 이유 같은 것을 물으면 이 경우는 순순히 라디오의 정체가 Nam Ok이라고 대답해주어도 괜찮습니다. Nam Ok은 H-492 세상에서 정지의 입방체를 섭취하였으나 얼마 가지 않아 우리의 지구에서처럼 기계화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H-KPC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아닌 기계를 친근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H-KPC는 당신과 이야기를 하다가 지구의 이야기를 더 들려줄 수 있냐고 묻습니다. 미묘하게 그가 지구에 집착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긴 시간 지구에 가지 않고 홀로 이곳에 있었기 때문일겁니다. 당신은 지구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겁니다. 진보한 과학의 발전, 하늘을 나는 자동차, 안드로이드들과 함께 생활하는 세상 같은 것 말입니다.

 

지능 판정

성공
 그런데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다가 과학은 이런 무궁한 발전을 이뤄낸 걸까요?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말입니다. 당신이 생각하건대 인간의 기술력만으로는 이런 빠른 발전은 불가했습니다. 하지만 마치 무언가에 도움이라도 받은 듯 과학은 발전하고 발전하고 또 발전했죠. KPC를 찾으러 떠났던 우주에서 돌아온 뒤부터요. 대체 무엇 때문이었죠? 


실패 잠깐만요, 그런데 어쩌다가 과학은 이런 무궁한 발전을 이뤄낸 걸까요?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말입니다. 당신이 생각하건대 인간의 기술력만으로는 이런 빠른 발전은 불가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듯한 H-KPC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탐사선 정비는 이미 어제 다 해두었어요.

지금 나랑 지구 밖을 보러 가요. 당신의 임무잖아요.

 

 

H-KPC가 손을 내밉니다. 그의 손을 잡으면 어떤 온기가 당신의 손에 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명하게 느껴지는 사람의 온기…… 그러나 어쩐지 어색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H-KPC는 탐사실로 당신을 이끕니다. 조종석과 보조석으로만 이루어진, 두 명이 탈 수 있을 만한 작은 탐사선에 가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H-KPC는 아무렇지 않게 조종석에 앉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보조석은 당신의 차지가 되겠군요. 탐사자가 자리에 앉으면 탐사선의 선체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관리자 코드 넘버 9982, 코드 넘버 9982.

탐사선을 가동합니다.

 

 

카운트 다운이 들려옵니다. 당신에게 있어서 아주 익숙한 소리입니다.

 

 

3

2

1

.

.

.

 

♪ Falling Stars

 

커다란 중력에 이끌리듯 굉장한 힘이 당신을 앞으로 잡아당기는 듯합니다. 순식간에 앞으로 쏠리던 몸이 제 자리를 찾아 안정될 때, 눈을 잠간 감았다 뜨면 다양한 색상을 가진 별들이 우주에 점점 박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창을 통해 보이는 밝은 빛들이 당신의 시야에 가득찹니다. 우주의 끝은 늘 이런 빛들로 가득합니다. 어둠 속을 빠져 나오면 항상 이런 희망 어린 빛을 마주하곤 했죠. 별들이 모여 만들어낸 은하수가 물안개를 연상 시키듯 유유히 흘러가고, 별들은 이 거대한 우주의 유랑민을 자처한 당신의 도전을 환호하는 듯합니다. 빛을 머금은 별들이 당신들에게 박수 갈채를 보내듯 반짝입니다. H-KPC의 눈에도 선명한 빛을 바라보면 이것은 단지 꿈으로 치부할 환상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몸을 뒤로 뉘이던 H-KPC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탐사자, 미친 듯이 무언가를 찾아 헤맨 적이 있어요?

 

 

H-KPC가 어느새 쓸쓸하게 웃습니다.

 

 

내 이야기를 해줄게요.

 

 

나는 그랬던 적이 있어요. 사람을 찾아 헤매고 또 헤맸었죠. 하지만 어디를 가도,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내 옆자리에 함께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어느 세상의 누구를 만나도 모두 떠나거나 죽거나 사라지곤 했죠.

 

 

그래서, 당신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 우주에서 겨우 찾은 사람이에요, 당신은.

 

 

▶RP가 가능합니다. H-KPC의 H-492 지구와 지구인들 중 정지의 입방체가 확실히 먹혀든 인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정지의 입방체가 먹혀 아주 느리게, 또 느리게 기계화가 진행되는 사람은 H-KPC뿐이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평행 세계의 탐사자 또한 정지의 입방체의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H-KPC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자신의 옆을 지켜줄 사람은 다름 아닌 정지의 입방체의 효과가 제대로 들게 된 이 지구의 탐사자였던 것입니다. 

 

그가 찾아 헤맨 사람이 다름 아닌 당신이라도 된 것처럼, 미묘한 기분이 듭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당신 또한 미치도록 헤매고 또 헤맨 적이 있습니다. 이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 KPC가 있을 거라고 믿으며, 어둠에 사로잡힌 이 세계에서 그런 실낱같은 희망을 쥐고 산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능 판정

성공
 그  순간 당신의 머릿속을 강타하는 장면이 하나 그려집니다. 누군가와 함께 이렇게 거대한 우주와 행성을 지켜본 듯한 기분이 듭니다. 망원경으로 한쪽 눈을 감고 지켜보듯 어둑한 사위, 점차로 커지던 구멍, 멀리에 보이던 푸른 점, 당신이 떠나온 지구와…… 고개를 돌리면 겸허한 얼굴로 우주를 지켜보던, KPC.


실패 그  순간 당신의 머릿속을 강타하는 장면이 하나 그려집니다. 누군가와 함께 이렇게 거대한 우주와 행성을 지켜본 듯한 기분이 듭니다. 망원경으로 한쪽 눈을 감고 지켜보듯 어둑한 사위, 점차로 커지던 구멍, 멀리에 보이던 푸른 점, 당신이 떠나온 지구와 고개를 돌리면 겸허한 얼굴의…… 이후로는 더 기억나지 않습니다.

 

♪ Michael Nyman - The One Moment

 

뇌리에 스치는 기억 때문에 혼란한 와중, 탐사선이 유려하게 몸을 꺾습니다. 감상은 여기까지라는 듯, 너무나 냉정한 태도를 지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때였습니다. 당신의 눈에 띄는 까만 행성이 있습니다. 어떤 생명의 빛도 발산하지 못한 채, 다 꺼져가는 생명처럼 느껴지는 딱딱한 구체. 탐사선을 운전하던 H-KPC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립니다. 

 

 

내 말, 잘 들어요 탐사자.

……지구에는 희망이 없어요. 이건 명백해요.

 

 

당신은 직감적으로 알아챕니다. 태양과의 대략적인 거리, 그외에 익숙한 행성들의 나열. 저 위치에 있을 만한 것은…… 바로 지구입니다. 검은 안개로 뒤덮인 지구가 저기에 있습니다. 게다가 시공의 균열을 일으키듯 어그러진 수십 개의 구멍들이 지구 근처로 몰려드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쉽게 유추가 가능합니다. 저것들은, 아마도…… 다올로스의 구멍일 것입니다. 아가리를 벌리듯, 천천히 구멍의 크기를 넓혀가는 블랙홀들. 

 

 

지구를 감싼 검은 안개를 향해서,

다올로스의 구멍들이 몰려들고 있으니까.

 

 

당신의 낯빛을 보던 H-KPC가 조용히 탐사선을 조종합니다. 그리고 탐사자에게 한 가지의 제안을 합니다. 지구는 조만간 다올로스의 구멍에 먹힐 것이며 사람들은 모두 기계화가 될 것이다. 지구 모두를 구할 만한 정지의 입방체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자신과 다른 생명이 있을 만한 행성을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떻냐고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까요? 정녕 지구에는 희망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그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H-KPC가 조용히 중얼거립니다.

 

 

희망은 없더라도 살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내가 결국엔 당신을 만났듯이요.

 

 

몸을 꺾던 탐사선은 다시금 우리가 떠나온 탐사 기지로 향합니다. 느리지만 확실히 빠르게, 죽어버린 지구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처럼……

 

▶ 이 모든 것은 당연히, H-KPC의 고양인 H-492 지구에서 벌인 일입니다. H-KPC는 그것을 비밀로 한 채, 탐사자를 데리고 H-492로 향할 계획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ㅡ 4. 진상과 지구의 거리는 같다 ㅡ

♪ Éclosion

 

삑…… 삑, 삑…… 

 

 

귓가에 버튼을 누르는 듯한 소리가 이어집니다.

 

드르륵, 철컹.

 

 

알 수 없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것은 그때였습니다.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는 방에서 홀로 깨어나버렸군요. 소리의 출처를 찾을 수 있을까요?

복도 밖으로 나오면 저 멀리 복도 중간쯤에 푸른 빛이 일렁이는 것이 보입니다. 다가가면 그곳은 중앙 관리실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지난번에 봤던 그대로 유리창이 보입니다. 푸른 빛의 출처는 이것저것 조작이 가능한 조작키들이 모인 대쉬보드인 듯하네요. 그 위에 CD, 두꺼운 폴더가 놓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방금까지 누군가가 있다간 흔적 같군요. 보나마나 H-KPC겠지만요.

 

 

  • 유리창

유리창은 아주 까맣습니다. 여전히요.

관찰력 판정

성공
 당신은 지난번과 다른 차이점 하나를 발견해냅니다. 바로 희미하게, 구멍 같은 실루엣 하나가 유리창에 새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대쉬보드에 확대 버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조정할 수 있을까요?



실패  당신은 지난번과 다른 차이점 하나를 발견해냅니다. 바로 희미하게, 구멍 같은 실루엣 하나가 유리창에 새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크게 볼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없을까요?

- 대쉬보드를 살펴볼 경우

돋보기에 플러스 버튼과 마이너스 버튼이 새겨진 것이 보입니다. 간편하게 누르는 것으로 조정이 가능할 듯 합니다. + 버튼을 누르면 유리창이 한 번 깜빡입니다. 깜빡. 하얀 구멍이 점차 커져갑니다. 깜빡, 깜빡…… 마치 카메라에 셔터를 누르 듯 시야가 까매졌다가 확대된 구멍이 보이는 것이 반복됩니다. 그리고 어느새 하얀 구멍 밖으로 다시 까만 구체 하나가 유리창 화면을 크게 채우게 됩니다. 그것은  지구입니다. 벌레 떼처럼 몰려있는 다올로스의 구멍과 어떤 기척도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암색의 행성. 그리고 당신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주를 떠돌 때 당신이 미쳐 보지 못했던 것.

어디선가부터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위치를 가늠했을 때 연기는…… 정확히 이 탐사기지로부터 발생하고 있습니다. 마치 지구를 향해 연기를 뿌리는 것처럼.

 

문득, 당신은 한 가지의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이것은 꼭…… 관찰자가 지켜보는 지구가 아니라, 관조자가 지켜보는 지구 같다고요.

 

 

  • CD

평범해 보이는 CD입니다. 무엇보다 요즘은 CD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이 경우 라디오를 떠올리지 못할 경우 지능 판정을 주어 라디오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죠, 그 라디오는 확실히 구식 모델을 취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CD를 넣을 수 있는 칸이 따로 마련돼있죠. CD를 안 쪽으로 넣으면 지직거리며 음성이 들려옵니다. 음성 녹음 파일인 듯 합니다.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은 알 수 없으며 익숙하지도 않으므로 아예 모르는 사람인 듯합니다.


"타 행성들과 교류 끝에 지구에 검은 안개 발생기를 가동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관리자로 가장 적합한 대원은 우리 H-492의 H-KPC뿐인 듯하니, 이번 임무에 총력을 다해주기를 바랍니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탐사자가 있었더라면 좋은 협력자가 됐겠지만 그 사람도 입방체가……"

그때, H-KPC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가봐도 되겠습니까?"

 

방금 무슨 이야기를 들은 거죠? 검은 안개 발생기? H-492는 또 뭐고요? 타 행성과의 교류라는 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당신의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혼란함만 가중됩니다. (SANc 1/1D3)

 

 

  • 두꺼운 폴더

두꺼운 폴더에 가지각색의 종이들이 정신없이 꽂혀 있습니다. 어떤 것을 찾아봐야 하는 거죠?

▶ 이 경우 검은 안개 발생기, 이전에 조사했던 H-492 안개 프로젝트를 찾을 수 있게끔 합니다. 탐사자가 어떤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 알지 못할 경우 지능이나 관찰력 판정으로  해당 정보들을 줄 수 있습니다.

 

- 검은 안개 발생기

얼음처럼 차가운 지름 3m의 풍성한 안개를 뿜어내는 장치로 꼬인 금속관을 뭉쳐 놓은 것처럼 생겼다. 검은색으로 짙게 깔리며 굉장히 차가운 속성을 지녔고 금속의 물질이 달라붙는 성질을 갖고 있다. 가동과 가동 중지의 경우 휴대용 패드를 통해 행성 번호와 코드 넘버를 동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 H-492 안개 프로젝트

지구의 과학이 예상치 못하게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다올로스의 구멍이 지구가 아닌 타 행성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H-492 지구를 포함한 다른 행성들은 모두 다올로스의 구멍을 중심 지구에 집중시키기로 협의한다. 때문에 안개 발생기를 가동, 다올로스의 구멍들이 모두 지구로 향하게끔 조정하는 것으로 멸망에 대비한다. 

 

당신은 유리창 너머를 봅니다. 우글거리며 모여든 다올로스의 구멍과 검은 안개. 그리고 그 중심에 선 H-492라는 행성과…… H-KPC까지. 그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SANc 0/1)  

당신은 아무래도 H-KPC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밖으로 나오면 여전히 복도가 길게 늘어져 있을 뿐입니다.

 

 

지능 판정

성공
 당신은 잠들었을 때 들었던 소리를 떠올립니다. 번호를 입력하는 듯한 소리와, 무언가가 열리듯 드르륵, 하고 이어지는 소리. 문득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당신이 머물렀던 방 근처에 이어지던 계단과 셔터.



실패  당신은 잠들었을 때 들었던 소리를 떠올립니다. 번호를 입력하는 듯한 소리와, 무언가가 열리듯 드르륵, 하고 이어지는 소리.

 

계단까지 도달하면 여전히 셔터가 굳게 내려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패드에 번호를 입력하여 셔터를 열 수 있을 듯합니다. 

 

 

♪ Across the Spider-Verse (Intro) |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 (Original Score)

 

 

9982를 입력할 경우

관리자 코드 넘버 9982. 탐사선을 작동 시킬 때 선체에서 들려오던 소리를 당신은 기억해냅니다. 굳게 닫혀 있던 셔터가 드르륵, 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가고 당신은 계단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게 됩니다.

 

한 걸음, 두 걸음 천천히 발을 떼어가며 움직이다 보면 오직 한 곳으로 길이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게다가 이 계단으로부터 이어진 길은 익숙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당신이 몇 번이고 이 길을 와본 듯한 기분이 드네요.

 

관찰력 판정

성공
 당신은 이 선체에 들어와 본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탐사기지와 도킹된 우주선이군요.



실패  이것은 마치 도킹된 우주선 같습니다.

당신이 무언가를 떠올리기 무섭게, 안쪽에서부터 타닥, 타닥, 소리가 들려옵니다. 걸음을 옮기기 무섭게 당신의 발 밑으로 무언가가 밟힙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람의 팔입니다. 그러나 놀랍지 않습니다. 일시적으로 붉은 빛을 내뿜으며 타닥타닥, 누군가의 어깨에서 뜀박질 하는 미세한 불꽃들, 빨간 조명 아래 묶여있는 이 실루엣의 주인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름 아닌…

 

정신을 잃은 KPC입니다. 

 

모든 기억이 돌아옵니다. KPC가 타고 있던 우주 탐사선 실루엣 1호가 우주에서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게 된 지 5년째, 어느 날 우리는 지구에서 실루엣 1호의 신호를 감지하게 되었습니다. 지구에서는 곧바로 실루엣 2호를 발사해 1호의 탐사대원들을 구조하기 위한 구조 작전의 첫발을 내딛었죠. 탐사자 당신은 그 구조 탐사 대원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눈을 뜬 곳은 수면 캡슐 안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함께 했던 2호의 탐사 대원들은 모두 사라져 있다는 것과 탐사선의 창밖은 온통 어둠뿐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누구도 없는 이 우주에서 홀로 살아남았을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던, 떠나던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한 KPC만 이곳에 남아있을 뿐이었죠. 그리고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KPC는 다올로스의 구멍 안에서 사람과 가장 흡사한 형태의 안드로이드가 되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당신은 그를 데리고 푸른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그가 당신에게 여전히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의 고향인 지구가 우리를 부르기 때문에……

 

여기까지 들어오게 될 줄 몰랐어요.

 

 

그때,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관자놀이에 서늘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시선을 돌리면 H-KPC가 당신에게 총구를 겨눈 채 서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붉은 조명 아래, 함께 우주를 보았던 선한 얼굴의 그는 온데간데 없고 그저 읽기 어려운 얼굴만이 당신을 마주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우주에서 났다는 말을 당신은 믿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의 읽을 수 없는 얼굴이 깜깜한 우주를 연상시킬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RP 구간입니다. 탐사자가 모르는 질문에 대해 대답해줄 수 있으나 반드시 모든 정보를 줄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의 캐릭터에 맞춰 선택 가능한 사항입니다.

 

질문과 답 예시

Q. 당신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A.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나는 내 세계에선 '진짜'다. 내 이름은 H-KPC. 거기 안드로이드가 된 그 자와 같다. 기계와 사람의 차이일 뿐. 

Q. H-492 지구라는 것은 무엇인가?
A. 수없이 많은 평행 세계 중 하나다. 지구에서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과학의 발전으로 피해를 입을 위기에 처하자 우리는 검은 안개 발생기를 이용해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다. 돌아가 봤자 사람들은 얼마 남지 않았겠지만.

Q. 내가 기억을 잃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A. 당신들이 도킹을 시도하자마자 내 쪽에서 습격했다. 거기 안드로이드가 당신을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은 듯 당신을 캡슐에 욱여넣었다. 그 충격으로 일시적인 기억 상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총소리를 들었다면…… 유감이다. 그 기계놈의 힘이 어찌나 센 지 총을 겨누지 않으면 제압할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이지 않는가? 기계이기 덕분에 떨어진 팔이야 붙이면 그만이다.

Q. 당신의 목적은 무엇인가?
A. 나는 이 블랙홀 안에서 탐사기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 안에서 검은 막과 지구를, 다올로스의 구멍을 살펴본다. 그리고 검은 안개 발생기가 오작동하거나 작동 중지 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나의 진짜 임무다. 

 

Zankyou no Terror OST AMV - velle

 

 

그래도,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느 세상에서도 살아있는 당신을 마주할 수는 없었거든요……

 

 

그가 겨누고 있던 총을 내려놓습니다. 당신을 꾀내기 위한 어떤 계략이나 술수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H-KPC의 허탈한 얼굴을 보면, 그의 말이 아예 거짓말이라고 느낄 수는 없을 겁니다. 어떤 세상에서도 살아남지 못한 당신이라니. 어쩌면 그가 헤매고 또 헤매 찾고자 했다던 사람은 다름 아닌 당신이 아니었을까요? KPC를 찾기 위해 수없이 노력했던 당신처럼요. 그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작은 미니 패드 하나를 당신 앞에 던집니다. 

 

 

검은 안개 발생기를 관리하는 패드예요. 발생기를 멈추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이제 당신이 지구를 위해 당신을 희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세상에서 당신은 다올로스의 구멍을 연구하다가 건강을 돌보지 못해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세상에서의 당신은 기계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게 되기도 하죠. 또 어떤 세상에서는 우주의 미아가 되기도 하고 또다른 세상에서는 안드로이드가 된 KPC를 지키다가 그의 존재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암살을 당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선택은 다름 아닌 지구를 위한 선택. 당신의 신념과 사명이 지구를 바꿀 수 있으리라 믿었던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당신이 살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거란 말은 거짓이 아니에요.

정지의 입방체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는 건 당신과 내가 유일해요.

우리 지구에서 떠나 H-492로 함께 가요. 우리 다른 희망을 찾아봐요.

 

 

붉은 조명 아래, 얼굴이 같은 두 사람이 있습니다. 뒤에 있는 자는 현재의 당신을 구해낸 사람이고, 앞에 있는 자는 미래의 당신을 구해낼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사이렌을 흉내라도 내는 듯, 천장에 달린 붉은 조명은 연이어 깜빡입니다. 당신의 시야가 어룽집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릴 건가요? 패드에 무엇을 입력하느냐에 따라 지구와 당신의 운명이 달라질 겁니다.

 

 

 

♪ Armstrong Cabin

 


엔딩 분기 1: 패드를 올바르게 입력하고 H-KPC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신은 패드에 무엇을 입력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H-492라는 행성 넘버와 H-KPC의 관리자 코드를 입력해야 했죠. 천천히 숫자와 영어를 입력하면 패드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검은 안개 발생기의 가동을 중지합니다.

 

 

선체 너머로부터 증기가 빠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빨간 조명으로 깜빡이는 듯했던 선체의 조명이 어느새 원래의 빛으로 차츰 변해갑니다. 아마 지금 쯤 검은 안개 발생기가 뿜어지는 금속관이 거두어지고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검은 안개가 차츰 걷히고 있을 것입니다. 다올로스의 구멍 또한 그 안개에서부터 서서히 멀어지겠죠. H-KPC는 당신을 죽이려는 듯 총구를 겨눴다가, 다시금 총을 내려놓고 희미하게 웃습니다. 이 세상과 저 세상, 모든 세상을 통틀어 당신은 지구를 위해 죽었다고 하지만 이 세상에서의 당신은 결국 지구와 KPC를 지키겠다는 신념과 사명으로 또 한 번 세상을 구해냅니다.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KPC를 등에 엎고 당신은 원래 타고 왔던 조종실로 향합니다. 가까이 다가온 H-KPC가 안전벨트를 채워주며 이야기 합니다. 

 

 

궁금한 게 있어요. 보조석의 저 기계덩어리(KPC)가

사람인 나보다 나은 구석이 있나요. 당신의 동료로서, 당신의 친구로서.

 

 

어떤 대답을 하든 H-KPC는 미미하게 웃을 뿐입니다.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는 당신에게 악수를 권하고 이내 조종실 밖으로 향합니다.

 

 

▒ END. 1 저기에 별이 있음에


  Because - Yoko Kanno & Aoi Teshima

 

우주선이 가동됩니다.

궤도, 확인되었습니다.

목적지, 확인되었습니다.

도킹을 해제합니다.

 

 

엔진이 가동되는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의 몸이 떨려옵니다. 기어를 넣으면 선체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3

2

1

탐사선이 발사됩니다.

 

 

몸이 떠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저 까맣기만 하던 유리창에 당신이 아는 우주가 가득합니다. 유성들이 연이어 떨어지고 푸른 빛이 당신에게 손짓하는 곳. 별무리들이 당신의 시야에 어룽지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곳.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당신의 행성은 검은 구체에서 원래의 푸르른 색상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우주를 유영할 때 옆쪽으로 비상로켓 하나가 포물선을 그리며 지나갑니다. 어쩌면 저곳에 H-KPC가 타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찬란한 태양이 당신의 측면을 비추면 KPC가 희미하게 눈을 뜬 채로 중얼거립니다.

 

 

……팔 한 쪽이 떨어져 나간 것 같아요.

 

 

당신은 웃습니다. KPC가 힘겹게 중얼거립니다.

 

 

이번 여행은 어땠어요?

 

 

당신은 이 말에 어떻게 대답해 줄 수 있을까요?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행성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그 수는 얼마나 될까요? 수억 개? 수십억 개? 혹은 수천 수만 억 개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죠. 아득한 우주를 유영하고 나서 돌아갔을 때, 당신은 이번 여행에 대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지도요.

 

어떠한 사명, 어떠한 신념…… 무언가를 구해내야 한다는 다짐, 혹은 야욕 그런 것들과 별개로,

당신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던 것 뿐이라고요. 이 세상에 어울리는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시간이 흐릅니다. 검은 안개가 걷어지고 난 뒤 지구는 생기를 되찾습니다. 태양을 볼 수 없고 달을 볼 수 없고 별을 볼 수 없는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르고 가끔은 어두워지며 다시금 빛을 뿜습니다.

 

 

치직…… 치직……

소식입니다. 우주 관리 본부에서 새로운 행성을 발견했다는 소식입니다. 해당 행성의 이름으로 여러 후보가 거론되었으나 H-492로 명명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되었습니다. 해당 행성에 사람들이 살고 있을 거라는 가정 하에 우주 관리 본부 측에서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해당 행성으로 가는 데까지 총 8만 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옆을 바라보면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KPC가 있습니다. 당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어쩌면 저 행성에서 또다른 KPC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우스운 상상인가요?

그러나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우주는 절대로 누군가를 우스운 바보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 되었던 명왕성에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발견한 지 3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탐사 후보로 오른 KPC와 탐사자가 최종 선정되어 향후 1년 동안 탐사 준비를……

 

 

당신은 끊임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저기에 당신을 우습게 만들지 않는 별이 있으니까요.

 

 

KPC 생환 / 탐사자 생환

보상 PC +1D5

 

END 1. 저기에 별이 있음에

▶ 끝없는 유랑의 가능성, 수없이 많은 별이 있기에 KPC와 탐사자는 이번에도 새로운 여행길에 오를 것입니다.

 

 

 


엔딩 분기 2: 패드를 올바르게 입력하지 못하고 H-KPC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신은 패드에 아무 것도 입력하지 못합니다.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그저 붉은 조명이 당신의 빠른 심장소리와 비슷한 속도로 깜빡일 뿐입니다. 어떤 것도 막지 못한 채, 당신은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아마 지금까지도 안개 발생기가 뿜어지는 금속관이 지구를 향해 있을 겁니다. 불길한 색깔로 지구를 뒤덮은 안개를 내뿜고 있겠죠. 다올로스의 구멍 또한 지구를 삼키기 위해서 입을 벌리고 있을 겁니다. H-KPC가 다시금 당신에게 총구를 겨눕니다. 

 

탕!

 

한 발이 당신의 심장께를 관통합니다.

 

탕!

 

또 다른 한 발이 당신의 뒤에 묶여있던 KPC의 머리를 관통합니다. 파스슥, 파츠들이 나뒹구는 소리와 함께 KPC의 어깨를 잠식했던 불똥들이 그의 머리까지 잠식합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당신은 살 수 없고 KPC는 살릴 수 없음을 직감합니다. 우주를 유영하듯 당신의 몸이 붕 떠오르더니, 이내 오착륙 하듯 아무렇게나 바닥을 뒹굽니다. 천천히 다가온 H-KPC가 당신의 머리를 움켜쥐더니 쓸쓸하게 웃습니다.

 

역시, 저 기계덩어리는 당신을 구하지 못하는 군요.

사람인 나를 선택했다면 내가 당신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어떤 대답을 하든 하든 당신은 미미하게 웃을 뿐입니다. 힘이 남아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요, 고개를 흔들면서. 

 

 

▒ END. 2 여기에 끝이 있음에


  Richter: On the Nature of Daylight (Entropy)

 

우주선이 가동됩니다.

궤도, 확인되었습니다.

목적지, 확인되었습니다.

도킹을 해제합니다.

 

 

시야는 핏빛, 우주에서 본 적 없던 색상입니다. 당신은 이제 또다른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된 것 같군요.

 

 

3

2

1

탐사선이 발사됩니다.

 

 

몸이 떠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머리가 관통 당한 KPC의 손 끝이 당신에게 닿아있습니다. 이 익숙한 차가움, 그러나 슬픈 감각은 언제쯤 이 우주에서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다행인 점은 우리가 함께인 것에 있을까요? 

깜깜이 저물어가는 의식 너머, 유리창을 통해 비상로켓 하나가 포물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것이 보입니다. 어쩌면 저곳에 H-KPC가 타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어떤 세상에서 당신은 다올로스의 구멍을 연구하다가 건강을 돌보지 못해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세상에서의 당신은 기계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게 되기도 하죠. 또 어떤 세상에서는 우주의 미아가 되기도 하고 또다른 세상에서는 안드로이드가 된 KPC를 지키다가 그의 존재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암살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의 당신은, 결국 KPC의 손끝만을 쥔 채 또 깜깜한 세상의 여정을 나섭니다. 너무 늦었지만, 그럼에도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사명, 어떠한 신념…… 무언가를 구해내야 한다는 다짐, 혹은 야욕 그런 것들과 별개로,

당신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던 것 뿐이라고요. 이 세상에 어울리는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치직…… 치직……

소식입니다. 우주 관리 본부에서 지구의 멸망을 목도했다는 소식입니다. 검은 안개에 둘러싸인 지구 끝에 다올로스의 구멍이 맞닿는 것을 확인, H-492의 시간상으로 이미 지구가 멸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오가고 있습니다. 탐사 기지의 경우 내후년으로 철거 계획을 시행하기로 하였으며……

 

다음 소식입니다. H-492를 지키고 지구 멸망에 힘쓴 우리의 위대한 인간 H-KPC를 국제 우주 영웅으로 선정한다는 소식입니다. 앞으로 모든 탐사와 우선권을 H-KPC에게 주는 것으로 합의를……

 

.

.

.

 

 

KPC 생환? / 탐사자 로스트

 

END 2. 여기에 끝이 있음에

▶ 패드 오입력으로 탐사자는 지구도 본인도 구해내지 못했습니다. 오직 살아있는 사람인 H-KPC만이 자신의 행성을 지켜낼 뿐이죠.  

 


엔딩 분기 3: 패드를 올바르게 입력하고 H-KPC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당신은 패드에 무엇을 입력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H-492라는 행성 넘버와 H-KPC의 관리자 코드를 입력해야 했죠. 천천히 숫자와 영어를 입력하면 패드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검은 안개 발생기의 가동을 중지합니다.

 

 

선체 너머로부터 증기가 빠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빨간 조명으로 깜빡이는 듯했던 선체의 조명이 어느새 원래의 빛으로 차츰 변해갑니다. 아마 지금 쯤 검은 안개 발생기가 뿜어지는 금속관이 거두어지고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검은 안개가 차츰 걷히고 있을 것입니다. 다올로스의 구멍 또한 그 안개에서부터 서서히 멀어지겠죠. 이 세상과 저 세상, 모든 세상을 통틀어 당신은 지구를 위해 죽었다고 하지만 이 세상에서의 당신은 결국 지구와 KPC를 지키겠다는 신념과 사명으로 또 한 번 세상을 구해냅니다.

 H-KPC가 다시금 당신에게 총구를 겨눕니다. 

 

탕!

 

한 발이 당신의 심장께를 관통합니다.

 

탕!

 

또 다른 한 발이 당신의 뒤에 묶여있던 KPC의 머리를 관통합니다. 파스슥, 파츠들이 나뒹구는 소리와 함께 KPC의 어깨를 잠식했던 불똥들이 그의 머리까지 잠식합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당신은 살 수 없고 KPC는 살릴 수 없음을 직감합니다. 우주를 유영하듯 당신의 몸이 붕 떠오르더니, 이내 오착륙 하듯 아무렇게나 바닥을 뒹굽니다. 천천히 다가온 H-KPC가 당신의 머리를 움켜쥐더니 쓸쓸하게 웃습니다.

 

지구가 멀쩡히 돌아가면 나는 죽게 되니까, 차라리 당신들을 죽이는 게 낫겠어요.

역시, 저 기계덩어리는 당신을 구하지 못하는 군요.

 

 

 

어떤 대답을 하든 하든 당신은 미미하게 웃을 뿐입니다. 힘이 남아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요, 고개를 흔들면서. 

 

 

▒ END. 3 저기에 지구가 있음에


  In My Head

 

우주선이 가동됩니다.

궤도, 확인되었습니다.

목적지, 확인되었습니다.

도킹을 해제합니다.

 

 

시야는 핏빛, 우주에서 본 적 없던 색상입니다. 당신은 이제 또다른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된 것 같군요.

 

 

3

2

1

탐사선이 발사됩니다.

 

 

몸이 떠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머리가 관통 당한 KPC의 손 끝이 당신에게 닿아있습니다. 이 익숙한 차가움, 그러나 슬픈 감각은 언제쯤 이 우주에서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다행인 점은 우리가 함께인 것일까요? 

깜깜이 저물어가는 의식 너머, 유리창을 통해 비상로켓 하나가 포물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것이 보입니다. 어쩌면 저곳에 H-KPC가 타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어떤 세상에서 당신은 다올로스의 구멍을 연구하다가 건강을 돌보지 못해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세상에서의 당신은 기계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게 되기도 하죠. 또 어떤 세상에서는 우주의 미아가 되기도 하고 또다른 세상에서는 안드로이드가 된 KPC를 지키다가 그의 존재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암살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의 당신은, 결국 KPC의 손끝만을 쥔 채 또 깜깜한 세상의 여정을 나섭니다.

 

치직…… 치직……

소식입니다. 우주 관리 본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구를 뒤덮고 있던 안개가 걷히고 있다고 합니다.

치직, 우주 관리 본부는 급하게 H-KPC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어떤 연결이 되지 않고 있으며 탐사기지에 라이프워치 또한 생명을 감지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우주 관리 본부 측은 멸망을 막을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이르면 내년에 해당 계획을 수행할 것을 목표로……

 

.

.

.

 

 

KPC 로스트? / 탐사자 로스트

보상 없음

END 3. 저기에 지구가 있음에

▶ 패드 입력으로 지구를 구하는 것은 성공하나 어디에도 KPC와 탐사자, H-KPC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엔딩 분기 4: 패드의 입력과는 별개로 H-KPC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의 말이 맞습니다. 당신은 지구나 세상을 지키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소요했습니다. H-KPC가 손을 내밉니다. 당신은 그의 손을 잡습니다. 따뜻한 온기. 이 뒤에 있던 KPC에게는 느낀 적이 너무도 까마득한, 매우 따뜻한 사람의 온기입니다.

 

탕!

 

총알 한 발이 당신의 뒤에 묶여있던 KPC의 머리를 관통합니다. 파스슥, 파츠들이 나뒹구는 소리와 함께 KPC의 어깨를 잠식했던 불똥들이 그의 머리까지 잠식합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KPC는 살릴 수 없음을 직감합니다. 묶여있던 H-KPC의 몸이 힘없이 바닥을 나뒹굽니다.

 

역시, 저 기계덩어리는 당신을 구하지 못하는 군요.

결국 사람인 내가 당신을 구해낼 수 있게 된 거예요.

 

 

▒ END. 4 여기에 또다른 별이 있음에


  Moon

 

우주선이 가동됩니다.

궤도, 확인되었습니다.

목적지, 확인되었습니다.

도킹을 해제합니다.

 

 

엔진이 가동되는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의 몸이 떨려옵니다. H-KPC가 기어를 넣으면 선체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3

2

1

탐사선이 발사됩니다.

 

 

몸이 떠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저 까맣기만 하던 유리창에 당신이 아는 우주가 가득합니다. 유성들이 연이어 떨어지고 푸른 빛이 당신에게 손짓하는 곳. 별무리들이 당신의 시야에 어룽지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곳. 우리의 유영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찬란한 태양이 당신의 측면을 비추면 H-KPC가 희미하게 웃습니다.

 

 

……이번 여행은 어땠다고 말할 건가요?

 

 

당신은 이 말에 어떻게 대답해 줄 수 있을까요?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행성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그 수는 얼마나 될까요? 수억 개? 수십억 개? 혹은 수천 수만 억 개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죠. 아득한 우주를 유영하고 나서 돌아갔을 때, 당신은 이번 여행에 대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지도요.

 

어떠한 사명, 어떠한 신념…… 무언가를 구해내야 한다는 다짐, 혹은 야욕 그런 것들과 별개로,

당신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던 것 뿐이라고요. 

 

 

KPC 생환? / 탐사자 생환?

보상 없음

END 4. 여기에 또다른 별이 있음에

 

 

 

 

 

 

▒ 후기


안녕하세요, 낙원의 개입니다.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를 꾸준히 사랑해주신 분들께 보답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후속 시나리오의 빠른 완성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준비했습니다.

 

후기를 빌려 잡다한 이야기를 하자면, 그곳에 우주가 있으매를 쓸 당시엔 SF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ㅎㅎ) 그럼에도 사랑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저도 SF를 꽤 아끼게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안에 담긴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 다양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연이은 퇴보에도 포기하지 않고 진보하려는 걸음들, 그 모든 게 이제는 매력적으로 느껴지곤 합니다. 시나리오 내에서도 거창하지 않게, 제가 SF에서 좋아하는 부분들을 녹일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저별매의 몇몇 장면은 일부러 그우매를 떠올릴 수 있도록 유사한 장면으로 구성하였고 탐사자가 그우매의 기억을 떠올리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므로... 초기에 1차 진상을 들켜버렸어! 하고 안절부절 하실 필요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상을 들키든 알리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최고인 건 진상이 아닌 당신들의 이야기야! 입니다... 

지구에 검은막이 둘러쳐져 하늘의 별도 태양도 달도 볼 수 없는 환경이 됐다는 설정은 SF소설 쿼런틴에서 차용하였으며 진상 파트는 당연히 크툴루의 부름 7판을 통해 작성 되었으므로 소설의 결말이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꾸준히 저의 우주 이야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이야기도 여러분들에 자유롭고 즐거운 유랑으로 남기를 기원합니다. 재미있게 즐기셨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아래 후기에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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